저런분들

KBS 2TV ‘대화의 희열’ 2019년 4월20일 방송분에서 제작진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작가 재능을 발견한 계기가 학생 운동과 감옥이었다고 소개했답니다. 유 이사장은 1980년 5월17일 계엄법 위반으로 잡혀가 두 달간 계엄사 합수부 조사실에 갇혔던 과거를 끄집어 냈습니다.

당시 방송에서 그의 감옥생활은 과하게 ‘미화’됐답니다. 1984년 서울대 프락치 사건 주모자로 몰려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은 뒤 쓴 ‘항소이유서’ 필력을 극찬하는 과정에서 교도소 독방 생활 덕분에 ‘명문’이 탄생했다는 식이었답니다. 그리고 논란은 1980년 당시 조사 과정에서 유 이사장이 “감출 것은 다 감췄다”고 말한 대목에서 시작됐습니다. 그는 “진술서를 잘 써서 비밀조직을 지켰다”고 말했답니다.

그러자 1980년 서울대 총학생회장이었던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(5선)이 유 이사장을 비판했습니다. 심 의원은 “유시민 이사장의 당시 피체(被逮) 상황이 신군부에 상세 좌표를 찍어줄 만큼 절박했었는지 궁금하다. 80년 동료들에게는 겨누어진 칼이 된 진술서에 대해 유 이사장은 ‘수사국장도 감동시킨 문장력을 발견한 계기였다’고 공영방송 전파를 통해 자랑했다”고 비판했답니다.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 대의원회 의장이었던 유 이사장과 심 의원은 39년 전 동지적 관계였답니다.

 

이후 일요신문이 유 이사장의 1980년 당시 진술서 일부를 공개하면서 파장이 커졌답니다. 결국 유시민 이사장은 5월1일 유튜브로 해명했답니다. 약 1시간짜리 영상에서 유 이사장은 KBS 방송에서와 마찬가지로 “감출 것은 다 감췄다”며 심 의원이 이 사안에 시간을 쏟는 게 안타깝다고 했답니다. 요시찰 대상이었던 자신이 일병 첫 휴가를 나와 또 다른 요시찰 대상이었던 일병 심재철의 군 면회를 갔던 이야기를 하는 대목에선 심재철에 대한 애증도 느껴졌답니다.

 

그렇지만 심재철 의원은 비판을 이어갔답니다. 심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“80년 서울역 광장에 섰던 우리 세대 대부분은 크건 작건 시대에 대한 부채의식을 느낀다. 미완으로 끝난 80년 민주화운동은 훈장이 아니라 아픔으로 가슴에 새겨질 수밖에 없다”며 유 이사장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거듭 비판했답니다. 언론은 두 사람의 주장을 ‘공방’으로 보도하기 시작했고, 여러 유튜버들은 ‘밀고자 유시민’ 프레임으로 그를 위선자로 묘사하며 공세를 퍼붓고 있답니다. 이에 유 이사장은 법적 대응을 시사했답니다.